락밴드 보러 해외원정
말만 했지 진짜 갈 줄은 몰랐다 !!
체감 기온 42도의 도쿄에서 열린 섬소?썸소? 후기를 써보겠어요
섬소 라인업에 블러가 올라오고
해외투어는 무슨 블러 활동도 잘 안 해주는데 아시아 오는 일이 다신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
그리고 웸블리 예매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서
돈 날린단 생각으로 일단 예매해놨었다
가격은 한화 20만원 정도였는데 솔직히 이 라인업에 20만원이면 너무 저렴하지..
당장 결제하자 !!!!!
락 듣는 친구들을 꼬셔서 셋이서 행사 전날 금요일 오후에 출국했다
얘들아 고마워.. 나 혼자 갔으면 힘들어서 기절했다
<나의 계획>
1. 아침 일찍 가서 라인업 티셔츠와 블러 티셔츠를 쟁취하고
2. 뉴진스와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을 보고 저녁을 대충 때운 뒤에
3. 폴 아웃 보이부터 스탠딩을 서서
4. 블러까지 입장제한을 당하지 않고 버티기
<실제로 이룬 것>
1. 점심에(...) 도착해서 어깨에 일광화상 입어가며 라인업 티셔츠를 쟁취하는 사이에
2. 블러 티셔츠와 뉴진스를 놓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옴
3. 투도시 보다가 너무 더워서 기절할 뻔하고 뛰쳐나와 락커룸 사이에 낑겨 노숙을 함(........)
4. 폴아보는 적당히 놀고 블러까지 잘 버티자고 다짐했지만 흥분해서 폴아보 > 블러 3시간 내리 달림
투 도어 시네마 클럽 > 폴 아웃 보이 > 블러
그래서 결국 이렇게 세 팀 공연을 봤다
최근 한국 페벌에서는 상상도 못할 라인업.. 너무 최고예요
투도시 연주 진짜 끝내줬는데
이때 아직 해가 중천이어서 정말정말정말 심하게 더웠고
멘트도 이렇게 더운데 우리 보러 와줘서 고맙다 이런 말 해줌 ㅋㅋㅋㅋ
끝까지 버티긴 했지만 중간부터 정신이 혼미해지더라..
그래서 끝나자마자 락커룸에 짐 다 넣고 락커존 땅바닥에 앉아서 잠을.. 잤다...
나도 어이가 없지만 이때 안 잤으면 진짜 끝까지 못 보고 숙소 갔을 듯
폴아보도 역시 개더워보였음
패트릭 얼굴에 땀 너무 나서 계속 앞을 못 봄 ...... ㅋㅋㅋ
근데 노래는 너무 잘해 음원보다 더 신나고요
난 피트 머리 이렇게 기른 줄 몰랐어...
처음에 계속 누구지 ... 저... 저. 찰랑거리는 금발은.... 이러고..
멘트 치고 호응유도 하고 펜스 나가서 팬서비스 하고 이런 건 피트가 거의 다 한 듯 ㅋㅋㅋㅋㅋ
폴아보 끝나자마자 마구 떠밀려서 순식간에 앞으로 나갔다
더 밀리면 숨 못 쉴 거 같아서 친구랑 야 버텨 버티자 하면서 막 안 가려고 힘 씀
어느정도 밀고 헤드 안 볼 사람들 나가니까 멈추고 기다리더라
앞에 플래티넘 스탠딩 존이 있어서 무대랑은 거리가 있었지만 일반 입장객 존에서는 거의 펜스가 코앞인 정도였다
힘들어서 스탠딩존에 끼인 채로 바닥에 앉아서 단백질바 뜯어먹고 있는데
블러 나오자마자 잠 다 깼다....
최고최고최고
보다가 뭔가 직감함.. 이게 마지막이 아니겠구나 내가 블러 보겠다고 어딘가로 또 원정을 가겠구나..
제일 힘들었던 건 한국 페벌이랑 다르게 부지가 넓어서 무대에서 무대 사이 이동만 해도 체력소모가 엄청나다는 점이었다
햇빛도 차원이 다르게 세다..
다음에 가실 분들 있다면 선크림 쿨토시 쿨스카프 스포츠타월 등등으로 잘 무장하고 가는 게 좋겠다
끝나고 숙소 가면서는 내가 워낙 야행성이라(...)
거의 혼자 멀쩡해서 막 저녁 먹겠다고 맥도날드 포장하고 이랬는데
친구들은 그냥 다리만 움직이는 수준이었다
ㅋㅋㅋㅋㅋㅋㅋ 얘들아 미안 그래도 맥너겟 맛있었지
그래도 같이 간 친구 중에 락페 처음 간 친구가 있었는데 내년에 또 가고 싶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
올해는 펜타까지 해서 세 명을 락페에 성공적으로 입문시킨 뿌듯한 여름이 됐다 ^-^
또 재밌었던 게 한국 사람이 진짜 많았는데,
혼자 다니는 분들도 여럿 봤고 뜬금없이 우리에게 한국인인지 묻는 분들도 꽤 있었다 ㅋㅋㅋㅋㅋ
점심에 티셔츠 사려고 혼자 선 줄에서는 내 바로 앞에 서계신 여자분 둘이 우연히도 혼자 온 한국분들이셔서 잠깐 얘기도 나눴다 ㅋㅋㅋㅋ
라인업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왠지 내년에 또 갈 것 같아서 써놓는
내년의 나를 위한 팁
1. 아침 일찍 가서 입장팔찌 받자마자 아티스트 굿즈 사러 메인스테이지로 이동
헤드라이너 굿즈는 오전 11시 안으로 다 털림
올해 블러는 현장에서 물어보니 11시 마감했댔고 작년 헤드 1975도 11시에 다 팔렸단 후기글을 봤음
2. 굿즈 다 쓸었으면 다시 숙소 오기 (ㅎㅎ)
입국한지 얼마 안 돼서 해 떠 있을 때 행사장에 있는 건 내 체력 기준 진짜 사람 할 짓 아니었고
꼭 보고 싶은 저녁 무대가 있다면 더더욱 체력 안 남아서 못 즐김 ㅜ
3. 쉬다가 2시쯤 밖에서 점심 먹고 3~4시쯤 돌아와서 저녁 공연 보기
올해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음식이 시원한 게 별로 없고 다 너무 더운 음식들이었음
그리고 그늘이라 해도 낮에 실외에서 뭔갈 먹기엔 정말 너무 더웠다
+
난 현지인만큼은 아니어도 일본어 가능자라 여기저기 물어보면 돼서 몰라도 금방 찾았는데
나한테 종종 티켓 어디서 바꾸는지, 무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보는 한국인들을 만났다
길 중간중간에 현장스탭들이 영어로 알려주긴 하지만 의사소통이 아주 원활해 보이진 않았기 때문에
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분이라면 미리 섬머소닉 앱 깔아서 지도도 좀 봐놓고, 공지사항 올라오는 것들도 파파고 돌려서 읽어두는 편이 좋을 거 같다 !
더우니까 머리가 안 돌아가는데 말도 안 통하면 아주 답답할 수 있으니까 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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